▶지난 가을 보령문학 예지회 회장을 맏고 있는 이정자 시인 이 축사를 부탁하여 여러번 사양했지 만 한여울 10집에는 任 선생님 글이 꼭 있어야 한다기에 졸필 이지만 썻던 기억을 회상한다..
♣우리 선조들은 홍시를 다 따지 않고 까치밥 이라하여 남겨두는 미덕이 아름답다..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석양 노을을 더욱 붉게 만들고 있다..
오상고절(傲霜孤節)과 같은 한여울
蘭亭 임인식(내포문화연구연합회) 이사
홍시가 생각 날 때 면 어머니가 그리워지고 곶감이 생각날 때면 할머니가 보고파지듯 한여울을 생각할 때 면 옛 한옥 넓은 앞마당에 해마다 문짝을 떼 내어 가을볕 좋은날 헌 창호지를 떼어 내고 새창호지로 문을 바를 때 문고리 옆에 문양을 내던 국화꽃․잎과 오상고절(傲霜孤節)이란 표현이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다.
본래 잘 만든 한지(漢紙)는 그 수명이 천 년 이상 간다지만 일반가정에서 여러 모양의 문에 바르던 생활한지는 대체로 그 수명이 일 년 정도 간다. 일년 쯤 문종이로 사용하면 대개는 때와 그을음이타고 헐어지며 자주 여닫느라 찢어지고 구멍이 뚫리기도 하고 또는 덧붙이기도 하지만 찾아오는 겨울 찬바람 막기에는 아무래도 마땅하지 않다. 그래서 해마다 가을볕이 좋은 날 한옥의 모든 문을 떼어 넓은 마당에 새 창호지를 발라서 겨울철 실내의 온도와 통풍의 유연성을 활용하고 더욱 지혜로운 것은 문짝의 돌쩌귀가 달린 이외의 면에는 창호지로 문풍지를 발라 여유로움과 밖의 바람에 그 떨림 소리가 매우 그윽하여 시인 묵객의 객수(客愁)와 정겨움과 낭만을 자아냈다. 넉넉한 문풍지로 난방과 통풍의 효과를 높이고 집안 분위기도 산뜻하고 따뜻하게 하였으며 우리나라 특유의 문풍지 문화를 만들어 여유로운 우리 민족성을 주거 생활에도 함께 해왔다.
이처럼 해마다 묵은 종이를 뜯어내고 한모금의 물을 품어내어 적신 후 솔과 빗자루로 흔적을 깨끗이 지운 뒤 새 밀가루나 쌀가루로 풀을 쑤어 새 창호지를 붙일 때 멋과 아름다움을 위해 잎과 꽃으로 수를 놓는 우리 여인들의 지혜야 말로 한여울이 본받아 이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손잡이인 문고리 근처는 문을 여닫느라 자주 손을 타기 때문에 아무리 잘 바르고 조심스럽게 여닫아도 쉽게 찢어지고 떼가 많이 타 창호지를 두 세 겹 두껍게 발라 뜯기는 것을 대처하였는데 바로 이 부위다 잎과 꽃을 수를 놓았다. 낮에는 햇살에 어리비치는 잎이나 꽃, 밤에는 달빛과 별빛에 포르스름한 하늘빛 사이로 스며나는 꽃잎의 문양은 또 하나의 예(藝)를 창조하였다.
그 격도 고상하여 남성이 머무르는 사랑방은 주로 대나무 잎을 사용하였고 여성과 가족이 머무르는 안방에는 국화꽃이나 잎으로 수를 놓았다. 남자들에게는 대쪽같은 선비의 기상과 지조, 또한 텅 빈 청빈을 표상하였으며 대나무처럼 곁가지가 없이 딴 마음을 먹지 않게 하기 위한 여성들의 소박한 바람을 의미하였다.
여성의 생활공간인 안방이나 안채에는 국화꽃과 잎새를 따서 수를 놓았는데 이는 온갖 꽃들이 저마다 다투어 뽐내는 봄, 여름을 마다하고 다른 꽃들이 다 시들어 버린 계절에 홀로 꽃을 피워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국화의 인내와 대범함을 지닌 여군자(女君者)의 모습이며 오상고절(傲霜孤節)과 같은 정절과 격조를 상징할 수 있었듯이 한 여울이야 말로 이 모든 것을 갖추어 격조를 닮으려 하는 이시대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에 없는 섬도 섬이듯 매년 수도 없이 문집이 출간 되지만 우리 내포고을의 책상에는 홍시처럼 한여울이 항상 놓여져 있고 전국의 책꽂이에는 곶감처럼 매달려 모두가 기다려 지는 한여울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2008년 10월 18일
▶ 오상고절傲霜孤節 : 서릿발이 심한 속에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외로이 지키는 절개라는 뜻으로 ‘국화’를 풀이하는 말.
<<임인식 프로필>>
* 내포문화연구연합회 이사
* 대천로타리클럽 26대 회장
* 사명대사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보령시 사회복지 협의회 감사
* 크로바 플라워 뱅크 대표
www.bosibaramil.net
석양의 꼬리를 잡고 마지막
아름다운 인생의 노을이고 싶다
언젠가 ...
내 인생에 어김없이
노을이 찾아 든다면
마지막 노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련다
해저문 노을을...
미소로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련다
타들어가는 ...
인생을 넉넉하게 관조할 수 있는
여유로운 이별의 노래를 부르련다
마지막 가는길 마져도
향기롭게 맞이 할 수 있는 사람
진정 환한 미소로 두 눈을
감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련다
마지막 ...
순간까지 회한의 눈물이 아닌
질펀하고도 끈끈한
삶의 눈시울을 붉힐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길 갈망한다
온갖 돌 뿌리에 채이고
옷깃을 적시는 여정일지라도
저문 노을빛 바다로 ...
미소띤 행복을 보낼 수 있다면
어떤 고행도 기쁨으로 맞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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