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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용]무형유산 보호의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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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엄승용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 | ||||||||||
[대전=중도일보] 무형유산이란 사람들을 통해 표현되고 재현되는 언어, 공연예술, 사회관습, 공예기술 등으로 역사성을 지닌 문화적 소산을 의미한다. 그 자체가 형체를 가지지 않고 사람을 통해 전해지고 표현된다고 해서 ‘무형’유산이라고 부른다. 이는 유형유산과 달리 살아있는 사람들의 창의성과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의 분출구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의 현실적 문제점들을 생각해볼 때 이러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형문화재에 관련하여 갈등이 자주 나타났고 제도상의 문제점도 자주 제기되어왔기 때문이다. 보통 무형문화재 보호 절차는 세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수많은 전통문화 종목 중에서 어떤 것을 보호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지정’ 절차에서 시작하여 지정된 종목의 재현에 필요한 예능, 기능, 지식 등을 갖춘 사람을 ‘인정’하는 절차와 이들 종목이 전승될 수 있도록 ‘지원’ 해주는 절차로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지정과 인정 기준의 객관성이나 전승 지원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확보하는 문제는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이다. 지난 10월 제35차 유네스코총회에서 무형유산관련 국제기구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과 중국에 설립하도록 승인받았다. 우리나라에 설립될 무형유산센터는 무형유산에 관한 정보와 네트워킹에 관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어제부터 오늘 까지 일정으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무형유산 보호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다. 내년 초에는 전주에 무형유산전당 건립이 시작된다. 이 전당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무형문화인들이 모여 전시, 공연, 교육에 관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 교류하는 국제적인 무형유산 시설이다. 2012년말 완공되면 무형문화재와 관련된 국제적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기능할 것이다. 무형유산 전승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전국에 설립된 112개의 전수교육관과 함께 무형문화재 보호와 전승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한 노력을 적극 수행할 방침이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갈등을 줄이기 위한 기준과 절차의 합리화나 투명성 제고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무형문화재가 문화적 다양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무형문화재 종목의 지정과 기능보유자의 인정에 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정 종목을 선택적으로 지정하고 계보 중심으로 보유자를 인정하다 보니 다양성과 형평성을 해쳐온 것이 사실이다. 보다 포괄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 무형문화재의 목록을 작성하고 각 종목의 성격과 인적자원 현실을 감안하여 기존 제도대로 보유자를 인정하여 전승하도록 하거나 해당 무형문화재의 핵심적인 가치를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넘기도록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를 현대화하여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다른 나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무형유산에 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접근방법을 배워야 한다. 기존의 제도를 송두리째 바꿀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무형문화재를 보호한다면서 전통 장인과 예능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문화재청은 평생 무형문화재를 보존해온 보유자들의 노고와 희생에 대하여 국민적 감사를 전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분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는 단절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전통문화를 전승하고 있는 수많은 분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많은 일들을 동시해 추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고는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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