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문화행사

수백년 역사 고스란히… 살아있는 박물관

♧문화재 지킴이 2010. 8. 6. 19:01

수백년 역사 고스란히… 살아있는 박물관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대전=중도일보] ■ 씨족마을, 한국의 대표적 역사마을 유형

한국의 역사마을에는 씨족(氏族)마을, 읍성(邑城)마을 등 다양한 유형이 있으나 이중 씨족마을은 전체 역사마을의 약 80%를 차지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마을 유형으로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우리나라의 씨족마을은 고려시대(918~1392) 말기에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1392~1910)후기에는 전체 마을 중 약 80%를 점하면서 오늘날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고려시대에 이미 풍수지리사상의 영향으로 자연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기적으로 마을을 계획하는 개념이 나타나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 전체 군현에 지방관이 파견되고 향촌까지 성리학적 질서가 보급됨으로써 읍성마을과 씨족마을이 재편되었다.

읍성마을은 지방행정의 중심지에서 발생되며 원칙적으로 관인과 향리들만이 거주했다. 읍성은 행정, 군사, 상업의 중심지였으나 성내에서의 경작이 금지되었으며 양반들은 읍성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경작지를 기반으로 하는 씨족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씨족은 성씨와 본관을 같이하는 부계(父系)혈연집단, 즉 조상을 같이하는 동성동본인과 다른 혈연집단에서 배우자로 들어온 여성들로 구성된 사회집단을 말한다. 씨족마을은 대체적으로 한두 개 성씨로 구성되는 양반마을인 경우가 많고 읍성마을의 경우에는 주로 여러 성씨들이 모여 사는 상민마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씨족마을은 풍수를 기본으로 입지하며 벼농사 중심의 경제체제는 앞에 들을 두고 뒤에 생활영역인 마을과 의식영역인 산지가 위치하는 배치를 만들었으며 마을 내부의 구조와 구성은 조선시대 유교사회의 위계질서를 반영했다.


종가가 마을의 중심이 되고 양반 가옥들 주변에 상민들의 가옥이 위치했으며 유교적 학문수양과 의례에 중요한 정사, 정자, 서당, 서원 등은 경관을 조망하기 좋은 곳에 자리했다. 또 양반가옥은 안채와 사랑채로 남녀의 공간을 분리하고 제청과 사당이 중시되는 유교 예제의 영향을 받았다.

■ 하회, 양동, 외암 등 7곳 국가지정문화재 마을

우리나라에는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마을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방문화의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시범문화마을이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마을은 하회, 양동, 외암, 왕곡, 한개, 성읍, 낙안 등 모두 7곳이다. 이중 양동과 하회마을은 지난 1일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전통마을을 문화재보호법 제8조에 근거해 마을을 중요민속자료로 분류해 중점적으로 보존관리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6개 마을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 보호받고 있으며 낙안읍성은 다른 마을과 달리 성곽과 그 일대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성곽 내부 마을이 함께 보호받고 있다.

또 하회와 양동마을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마을 유형인 씨족마을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탁월한 사례에 속하는데 격식이 높은 살림집, 사당, 정사, 정자, 서원 등 역사적인 건축물들을 다른 마을들에서는 보기 드물게 많이 보유하고 있다.

■ 5C 바탕으로 보전관리전략 수립

문화재청은 지난해 하회와 양동역사마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보로 선정한 뒤 경북도와 안동시, 경주시와 MOU를 체결하고 세계유산위원회의 5C를 바탕으로 보전관리 전략을 수립했다.

5C란 합리적 보전(Conservation)과 보전관리의 역량강화(Capacity-Building), 협력과 소통(Communication), 신뢰성(Credibility), 커뮤니티(Community)를 일컫는데 주민들의 생활편의 확보와 전통마을의 원형 유지와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 보전방안과 보전관리계획을 통해 마을 주민의 화합과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외부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 마을의 유지관리에 있어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과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다.

세계유산위원회의 이러한 보전관리 전략은 역사마을인 하회와 양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적의 정비복원과 문화재 주변에 터를 잡고 수백 년 거주해 온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특히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 내 문화재들은 대부분 매장문화재여서 발굴조사에는 반드시 유구나 유물에 대한 적절한 보호 방안이 강구되어야하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는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부여군문화재보존센터 이동주 책임연구원은 “문화재는 원형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므로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해당사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과제일 수 있는데 여기서 주민들의 화합과 자율적인 참여를 이끌고 주민 스스로 보전관리에 참여하고 커뮤니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지자체의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북 양동·하회=임연희·동영상 이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