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성주사지

 

성주사지

이남섭

전각을 휘감던 불꽃

잿더미 위

東에서 西로

햇살 하루종일 거닐다 간다

따뜻한 절터

들꽃 피었다가 지고

들풀은 자라서 죽기를 골백번이던가

아득하여라

밤이면

세워지고 불타고 허물어진 

아득한 시간의 등불을 밝히는 석등

탑신속 깊숙이 천년의 기억을 품은 석탑

들판 가운데 곧추 마주 서 있구나

다시 만나자던

기약이라도 있었던가

천년을 건너온 바람

성주산자락 타고 내려와

힘겨운 몸뚱이를 끌고

석탑 곁으로 다가온다

*성주사지 :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백제시대의 절터

출처 : 이남섭 내 나이 마흔무렵

글쓴이 : 꼬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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